
저는 혼자 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기획, 개발, 아트 할 것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마음껏 제가 가진 다양한 능력들을 모두 발휘해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취미로서의 게임 개발이 아닌 직업으로서의 게임 개발을 고민할 때마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질문 한 가지가 항상 저를 괴롭혔습니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협업하게 되어 모든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도 나는 게임 개발을 즐길 수 있을까?
게임 개발을 취미로 삼을지 진로로 삼을지,
제 앞으로의 미래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질문이었지만
생각보다 게임을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볼 기회는 많지 않았고, 저는 이 질문에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제가 속한 숭실대학교 겜마루 동아리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답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됩니다.

바로 겜마루 동아리와 이븐아이, 그리고 게임직무 인재개발 협회가 함께 주관하는 게임톤 행사였습니다.
6주간의 긴 개발 기간과 잘 짜여진 일정,
그리고 현업자 분들로부터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한 번 참여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두고 휴학 중이라 시간이 넉넉하기도 했고...)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보다도 제가 이 행사에 참여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협업 경험을 위해서였습니다.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들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를 배우고,
또 실무와 유사하게 개발, 기획, 개발PM, 사업PM으로 나뉘어진 직군 속에서 어떤 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협업 과정을 통해 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내가 과연 게임 개발 전체가 아닌 하나의 직군만을 맡아 참여할 때에도
혼자 모든 분야를 맡아 게임을 만들 때처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6주가 지난 지금,
저는 이 행사에 참여한 것이 제가 군 입대 직전 내린 선택들 중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6주 간의 협업 경험을 통해 그동안 혼자 게임을 만들면서 얻지 못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직무 간의 협업 과정에서 배울 수 있던 것들이 많았는데,
기획과 개발 측에서의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어떤 식으로 조절해나가야 되는지라던가,
6주간의 주어진 시간 내에 달성 가능한 목표를 어떤 식으로 정해야 하는지,
사업PM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실제로 개발하려면 어떤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직무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히며 많은 시행착오들을 겪어나갔고,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발 직군으로 참여한 만큼,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제가 부족한 부분들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갈피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을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유니티 사용 경험이 많지 않았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또 모바일 개발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기에 데스크탑 플랫폼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이런 저런 문제들을 겪었습니다.
그 밖에 셰이더 사용과 관련된 문제들이나, 광고 추가 과정에서의 문제들, 구글 AP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들, 또 실제로 앱을 런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등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문제들과 마주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혼자서, 혹은 동료 개발자분과 함께 해결해 나가고, 필요에 따라서는 현업자 분들의 조언을 받으며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기술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게임을 개발하는 기간동안 비개발 직군들의 일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에서는 모든 직군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어떠한 한 부분을 수정하게 되면 나머지 직군들도 변경된 부분에 따라 무언가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타 직군들이 어떠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고 그 문제가 내게는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겪으며
게임을 개발하는 다양한 직군들이 서로 어떻게 힘을 합쳐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나가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겪은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게임을 개발하던 중 "게임이 어렵다"라는 사용자 피드백이 많아
개발 도중 맵의 난이도 벨런스를 조정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맵 난이도만 조금 변경하면 해결될 문제 정도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맵의 난이도를 조정하게되면 그 맵에서 사용자가 평균적으로 획득하는 재화량이 변하게 되고,
평균 획득 재화량이 변하면 BM 구조가 변하게 되며,
개발자들은 새롭게 변화한 맵의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혹은 변화한 BM 구조를 게임 내에 적용하기 위해 추가로 개발을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제가 맡지 않은 비개발 직무들에 대한 이해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었고,
이는 실제 현업에서 종사하게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지난 6주간의 게임톤을 통해 저는 드디어 제 스스로에게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협업하게 되어 모든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도 나는 게임 개발을 즐길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 였습니다.
물론 저는 혼자서 자유롭게 게임을 만드는 것 또한 좋아합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내 마음대로 게임을 만드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또 찾기 어렵다고 생각할 정도로,
저는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게임톤을 통해 저는
게임을 함께 만드는 것 또한 그 못지않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서의 피드백,
전혀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
그리고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 함께 이뤄낸다는 데에서 얻는 성취감은
혼자 게임을 개발하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6주간의 일정을 마무리짓고 앱 런칭까지 완료하고 나서 얻는 성취감은
나 혼자가 이뤄낸 것이 아닌, 모두가 같이 이뤄낸 것이기에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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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게임을 함께 만드는 것에 주저하고 계신 1인 개발자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누군가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기술적으로 그리고 인격적으로 모두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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